
이 책 <영혼의 해부학>은 지극히 유물론적이다! 도발적으로 들리는가? 영향력 있는 목회자이자 변증가인 팀 켈러는 저서 <탕부 하나님>에서 ‘기독교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유물론적인 종교’라 말했다. 물질의 기원에서 종말까지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 그리고 회복을 전제하면 결코 무리 없는 주장이다.
영이신 하나님은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피조물을 물질로 창조하셨다. 특히 인간의 뇌는 경이로울 정도로 신비한 하나님의 걸작품이다. 최근 신경학계의 활발한 연구로 인해 ‘뇌의 작용’에 관하여 유용한 최신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커트 톰슨은 뇌를 기반으로 한 신경 과학 및 애착 이론이 영적 신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역설한다.
마음과 행동이 변화의 양상이 보이지 않거나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는 (흔히 교회용어로 일컫는) 믿음과 신앙의 문제가 아닌 뇌의 패턴과 배선 때문이다. 과거 두려움과 수치심, 죄책감으로 내재화된 뇌의 패턴은 현재와 미래의 판단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에서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앎(knowing)과 알려짐(being known)의 구별이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나의 존재가 하나님께 알려진다는 경험이다. 알려짐, 곧 느껴진다는 느낌은 주의(신경)를 기울임으로써 그분과 사랑으로 연결되는 일종의 감각이다.
둘째, 우뇌의 중요성 및 신경망의 통합이다. 대체로 모든 문제는 논리(좌뇌)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직관과 조화를 담당하는 우뇌는 좌뇌만큼이나 중요하다. 독립된 두 신경망의 통합은 하나님께 알려지는 감각을 허용한다. 개인을 넘어서 공동체로 연결되는 관계의 통합은 정의와 자비가 실재하는 하나님 나라의 경험으로 이어진다.
실용적인 훈련지침과 심도있는 토론질문은 또 다른 백미다. 저자의 주장대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성적 앎을 넘어서 실천적 알려짐을 우리에게 촉구한다. 사랑과 자비를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은 오늘도 숨 쉬며 우리에게 말한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전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