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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향적인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회 사용 설명서

by 여돌북클럽 2022. 8. 10.

 

성격과 기질은 더 이상 사적 영역에만 국한되는 성질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공적인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개인의 자격과 입지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죠.

 

[“E 성향만 합격시키는 거 아냐?”...취업 시장까지 파고든 MBTI 열풍>, 매일경제]

 

저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구직 및 이직을 돕는 취업 컨설턴트(혹은 취업 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위 기사 제목은 제가 맡고 있는 학생이 보내준 기사의 제목입니다. 본인은 E 성향이 아닌 소위 ' I’인데 이제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며 답답해했습니다.

 

알아보니 실제로 다수의 기업이 MBTI 성격 검사를 공적인 채용 프로세스(특히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사과학 등의 논란이 있는데 말입니다. 이쯤 되니 쌤은 MBTI 뭐예요?”라며 생글생글한 표정을 지으며 묻던 학생들은 어쩌면 채용을 위한 빡센 실전연습 중이었네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외향적인 성향을 추구하고 우대하는 경향은 대부분의 공적인 조직 혹은 집단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납니다. 삼위 하나님을 따르는 성도의 공동체인 교회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저자인 애덤 맥휴는 우리네 교회 문화가 외향적으로 경도되어 있음을 심리학적 이론과 목회적 사례를 통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내향적인 그리스도인들을 이해하고 격려하고 있지요. 곧바로 교회 공동체에서 시도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안들까지 구체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목차 기준 총 9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개인적 차원의 내향적/외향적 기질의 특징과 관계입니다. 챕터 1~4까지로 볼 수 있지요. 두 번째는 공동체와 지도자로 확장하여 이해하는 파트로 챕터 5~7까지입니다. 마지막으로 복음전도와 우리네 교회 안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파트로써 챕터 8~9까지 설명되어 있습니다.

 

맨 뒤쪽의 성찰과 토론을 위한 질문에는 챕터마다 7~10개의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방식인 해당 챕터를 읽은 뒤 질문에 답해도 좋지만, 역으로 질문을 먼저 접한 뒤 해당 본문을 읽는 것도 권하고 싶습니다. 깊이 있는 질문들이 많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방법이지요.

 

외향적인 교회 문화 속에서 내향적인 사람들을 향한 여러 가지 편견과 오해가 있습니다. 첫째는 부적응하며, 친화적이지 않고, 반사회적일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들은 그저 다른 방식으로 친밀함과 사회성을 드러낼 뿐입니다. 두 번째는 공동체적 관계와 리더십(지도자)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거나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인물들만 살펴보아도 외향성과 내향성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고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양측 기질 그 어디에도 속한다고 볼 수 없지요. 내향적인 그리스도인들은 공동체 내에서 내밀한 경청과 침묵 및 느림의 미학을 몸소 보여주는 이들입니다.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의 결과죠.

 

외향과 내향은 무 자르듯 딱 잘라 분절하여 이해될 수 없는 인격의 특질입니다. 상호보완의 맥락 속에서 조화롭게 조응해야 하죠. 저자는 외향적인 교회 문화를 지적하지만 외향과 내향이 함께 공존하는 포용의 문화를 제안합니다. MBTI를 애정하는 2030 청년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의 공존하는 아름다운 공적인 교회문화가 그리스도 안에서 열매 맺기를 소망합니다.